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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영화 소개
어릴 적, 밤이 되면 한 번쯤은 어두운 방구석에서 무언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옷걸이에 걸린 코트가 괴물처럼 보이거나, 바람에 흔들리는 그림자가 무서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든 날도 있었다. 그런데 만약, 그 괴물들이 사실은 우리를 두려워하며, 우리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일하는 존재들이라면 어떨까?
픽사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는 바로 이런 기발한 상상력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2001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몬스터들이 아이들의 비명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참신한 설정을 바탕으로, 무서운 존재라고만 생각했던 괴물들의 따뜻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이 꼭 그렇게 무서운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게 해주는 영화다.
어린 시절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그저 유쾌하고 재밌는 애니메이션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보니,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깊었다.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 두려움, 그리고 사랑이 가진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어쩌면 나도 그동안 내가 만들어낸 두려움에 갇혀있었고 스스로를 한정 짓고 있던 것은 아닐까? 내가 무서워했던 것들이 사실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몬스터 주식회사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나에게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선물해 준 영화였다.
2. 줄거리
몬스터들의 세계에서는 인간 세계의 아이들의 비명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공급하는 가장 큰 기업이 바로 몬스터 주식회사다. 이곳에서는 매일 밤 몬스터들이 아이들의 방으로 들어가 아이들을 놀라게 하고, 그들이 지르는 비명을 모아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 회사에서 최고의 ‘겁주기 전문가’로 활약하는 몬스터는 바로 설리번이다. 파란색 털과 거대한 덩치를 가진 그는 회사에서 가장 많은 비명을 모으는 우수 직원이다. 그리고 그의 절친이자 동료인 마이크 와조스키는 설리가 최고의 실적을 내도록 돕는 조력자다.
하지만 몬스터들에게도 금기 사항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인간 아이들은 위험한 존재이므로, 절대 몬스터들의 세계로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아이가 우연히 몬스터 주식회사에 들어오게 된다. 설리와 마이크는 이 아이를 다시 인간 세계로 돌려보내려 하지만, 점점 그녀에게 정이 들게 된다.
이 아이는 설리에게 부라는 별명을 얻고, 두 몬스터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재밌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하지만 몬스터 주식회사의 사장 워터누스와 라이벌 몬스터 랜드럴은 인간 아이를 이용해 더 강력한 에너지를 뽑아내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설리와 마이크는 부를 보호하기 위해 회사의 비밀을 파헤치고, 결국 비명이 아니라 웃음이 훨씬 더 강력한 에너지원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는 설리와 부의 감동적인 이별과 함께, 몬스터들의 세계가 더 이상 두려움을 기반으로 운영되지 않는 변화된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3. 총평 및 후기
1) 두려움은 때때로 편견에서 비롯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와닿았던 것은 두려움이 항상 진짜 위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몬스터들은 아이들을 무서워하지만, 정작 부는 설리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설리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함께 놀며 친구가 된다.
우리도 현실에서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지는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환경, 낯선 사람들, 해보지 않은 일들… 나는 가끔 새로운 도전에 앞서 망설이곤 한다. ‘이게 맞을까?’ ‘실패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들이 나를 붙잡는다. 하지만 결국 직접 부딪혀 보고 실행해보면 내가 두려워했던 것들이 사실은 그렇게 무섭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2) 진정한 힘은 ‘두려움’이 아니라 ‘행복’에서 나온다
몬스터 주식회사는 처음에는 아이들의 비명을 에너지원으로 삼았지만, 결국 웃음이 훨씬 더 강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나는 이 장면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힘’이란 보통 강한 경쟁력이나 압도적인 능력을 뜻이라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따뜻한 웃음과 긍정적인 감정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이 영화가 보여주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가끔 엄격하고 단호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람들과의 유대감, 진정한 즐거움이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때가 많다. 회사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성과보다 사람들의 행복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너무 와닿았다.
3) 앞으로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내가 두려워했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스스로 만든 두려움이 나를 한정 짓고 있었음을.
앞으로 나는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괜히 주저하지 않으려 한다. 어쩌면 내가 무서워하는 것들도 ‘부’처럼 나를 따뜻하게 바라볼 수도 있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더 많이 웃고 싶다. 그리고 내가 느낀 행복을 주변에도 나누어주고 싶다.
몬스터 주식회사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그것은 두려움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이고,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며, 진정한 변화는 따뜻함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따뜻할 수도 있고,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 역시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기쁨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 기쁨을 더 많이 경험하고, 더 많이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