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영화 헬프의 주인공들

    1. 영화 소개

    우리는 종종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하지만 정말로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면서도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깊이 들여다보려 했을까? 영화 헬프(The Help)는 바로 주제의 질문을 던진다. 단순히 흑인 가정부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타인의 삶을 진심으로 바라본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다.

    2011년 개봉한 헬프는 1960년대 미국 미시시피를 배경으로 인종차별이 흔했던 사회에서, 침묵해야만 했던 흑인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백인 가정에서 일하는 흑인 가정부들의 현실을 다루면서도 희생자와 가해자의 구도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사회가 정해놓은 틀을 깨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여성들의 용기와 연대에 초점을 맞춘다.

    나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단순한 시대극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나는 깊은 여운에 휩싸였다. 이 영화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단순한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차별은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그 벽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헬프는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작은 용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그리고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변화를 만드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그리고 그들을 위해 함께 행동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2. 줄거리

    영화는 젊고 진취적인 백인 여성 스키터(엠마 스톤)의 시선에서 시작된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작가를 꿈꾸지만, 보수적인 남부 사회에서는 여성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것이 당연한 삶의 방식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스키터는 그런 삶을 원하지 않는다. 그녀는 글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고, 특히 흑인 가정부들이 겪는 차별과 부당한 대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한편, 미시시피의 백인 가정에서 일하는 흑인 가정부들은 말할 수 없는 비참한 현실을 살아간다. 주인집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정작 자신의 아이들은 돌볼 시간이 없고, 수십 년을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실수 하나로 하루아침에 쫓겨난다. 그들의 삶은 철저하게 백인의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스키터는 이러한 비참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 가정부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당시 흑인들은 자신의 경험을 함부로 말할 수 없었고, 백인 사회에 반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큰 위험이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낸 첫 번째 목소리는, 오랫동안 백인 가정에서 일해 온 흑인 가정부 에이블린(비올라 데이비스)이었다. 그녀는 평생을 가정부로 살면서 수많은 백인 아이들을 키웠지만, 정작 자신의 존재는 늘 투명한 것처럼 취급받았다. 그녀는 차별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스키터와 함께 글을 써 내려간다.

    그리고 또 다른 가정부 민니(옥타비아 스펜서)도 참여하게 된다. 그녀는 백인 상류층 여성인 힐리(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해고된 후, 분노를 감추지 않는 인물이다. 그녀의 솔직하면서도 강인한 성격은 영화에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지만, 동시에 흑인 여성들이 얼마나 쉽게 무시당하고 배척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도한다.

    스키터와 흑인 여성들의 연대는 점점 더 강해지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들은 많은 위협을 받는다. 백인 사회는 그들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책이 출간될 경우 그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멈추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야말로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저항이기 때문이다.

    3. 총평 및 후기

    1) 나와 다른 삶을 이해한다는 것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점은 ‘진정한 이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었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쉽게 판단하고 단정 짓곤 한다. 하지만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고통과 내가 살아보지 않은 현실을 어떻게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싶다.

    스키터는 백인 여성으로서 특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 특권을 내려놓고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기로 한다. 그리고 듣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이야기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행동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우리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정말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 진정한 공감은 듣고, 고민하고, 그리고 그들을 위해 행동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걸 이 영화가 가르쳐 주었다.

    2) 여성 연대의 힘

    이 영화가 더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단순히 인종차별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종이 다르고 계급이 다르지만, 결국 스키터와 흑인 가정부들은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다. 사회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여성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어려웠다.

    이 장면들을 보면서, 나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있는지와 내가 가진 작은 특권들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누군가를 위해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인가?

    3) 앞으로 나는…

    이 영화를 본 후,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공감하기로 결심했다. 나와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나와 다른 고민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가 쉽게 묻히는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그리고 나 역시 쉽지않겠지만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회가 정해놓은 규칙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반응형